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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은 협력: 샌디에이고 '교류 파빌리온' 이야기

국경을 넘는 만남의 공간: Heleo와 Daniel Ruanova의 '교류 파빌리온'

샌디에이고의 발보아 파크(Balboa Park)에 설치된 '교류 파빌리온(Exchange Pavilion)'은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상징적으로 엮어낸 독특한 건축물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Heleo 스튜디오와 티후아나 아티스트 Daniel Ruanova가 협업하여 완성한 작품으로, 국경의 벽이 서로 엮여 새로운 만남의 장소로 재탄생하는 것을 상징합니다. 이 파빌리온은 세계 디자인 기구(World Design Organization)가 처음으로 두 도시인 샌디에이고와 티후아나를 공동으로 세계 디자인 수도(World Design Capital)로 선정하면서, 이를 기념하기 위해 건축되었습니다.

국경을 엮어 만든 건축물

교류 파빌리온은 16피트(약 4.9미터) 높이의 강철 구조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주황색 폴리카보네이트 패널이 벽과 천장을 감싸며 꼬인 듯한 형태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구조물은 주로 티후아나에서 제작되어 국경을 넘어 샌디에이고로 운반되었습니다. Heleo 스튜디오의 공동 설립자인 Carlos E Hernandez는 이 건축물이 두 국경의 벽을 재해석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강철과 골판지 플라스틱을 사용해 벽을 만들고, 그 벽이 서로 얽히며 국경의 '무인 지대'를 만남의 장소로 바꿨다는 점에서 매우 상징적입니다.

민주적인 재료와 상징적 의미

이 파빌리온은 강철골판지 플라스틱이라는 두 가지 재료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재료들은 국경을 나누는 두 벽을 상징하며, 이 벽들이 뒤틀려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게 됩니다. Hernandez는 이 과정이 매우 간단한 동작에서 시작되었음을 강조하며, "국경 벽은 현재 골판지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폴리카보네이트를 덧대면 저기술 스테인드글라스 같은 효과가 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주황색 폴리카보네이트 패널을 통해 햇빛이 비추면 마치 작은 성당 같은 독특한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만남과 교류의 상징적 공간

파빌리온 내부는 국경 사이의 '무인 지대'를 상징하며, 배척보다는 만남과 교류의 장소로 재해석되었습니다. Daniel Ruanova는 이를 두고 "국경의 벽은 끔찍하지만 동시에 기념비적"이라며, 국경 벽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현실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두 문화가 서로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 공간이 그러한 상징성을 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파빌리온 주변에는 LED 전광판이 설치되어 시가 표시되는 국경의 환전소처럼, 교류의 의미를 더했습니다. 또한, 바닥은 인공 잔디로 덮여 있으며,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벤치와 의자가 곳곳에 배치되어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모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향한 희망적 건축

Heleo 스튜디오는 이 파빌리온을 '희망적인 건축물'이라고 묘사하며, 샌디에이고와 티후아나의 계속되는 국경 간 협력을 상징하는 미래 지향적인 프로젝트라고 설명합니다. 공동 설립자인 Barbara Leon은 "이 건축물은 희망의 상징이자, 샌디에이고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건축"이라며, 앞으로의 디자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파빌리온은 11월까지 발보아 파크에 설치될 예정이며, 이후 티후아나에도 설치될 계획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두 도시 간의 협력과 상호 작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디자인이 지역 사회와 문화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World Design Capital 2024의 의장 Mai Nguyen은 "이 교류 파빌리온은 사람들을 연결하고, 대화를 유도하며, 창의성과 인간적인 교류, 그리고 우리의 집단적인 경험을 교환하도록 초대하는 공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LED로 밝혀진 밤의 파빌리온

밤이 되면 이 파빌리온은 프로그래밍된 LED 조명 덕분에 더욱 화려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주황색 폴리카보네이트 패널과 함께 빛나는 LED 조명은 플라자의 스페인 부흥 양식의 건물들과 어우러져 특별한 경관을 자아냅니다. 이 파빌리온은 단순히 낮 동안만 활용되는 공간이 아니라, 밤에도 그 존재감을 발휘하며 샌디에이고와 티후아나를 상징하는 중요한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마치며..

'교류 파빌리온'은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 국경을 둘러싼 복잡한 역사와 문화적 교류를 상징하는 중요한 공간입니다. 두 나라의 벽이 만나 새로운 공간을 형성하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모여 교류하는 모습은 이 시대의 국경을 넘어서는 협력을 보여줍니다. 주황색 폴리카보네이트 패널과 LED 조명이 만들어내는 특별한 분위기는 단순한 건축적 아름다움뿐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를 통합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희망을 상징합니다.

HeleoDaniel Ruanova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건축이 단순한 공간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샌디에이고티후아나가 하나로 이어지는 이 상징적 공간은 앞으로도 두 도시 간의 협력과 교류를 촉진하는 중요한 장소로 남을 것입니다.